AI 기반 딥페이크 기술이 온라인 도박 광고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이 최근 페이스북에 게시된 온라인 도박 광고를 점검한 결과, 조작 영상과 허위 정보를 활용한 부당 광고 38건이 적발됐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도박 행위 자체가 전면 금지돼 있으나, 불법 운영자들은 유명 인물·언론사·공공기관이 홍보하는 것처럼 꾸민 합성 영상을 사용해 소비자를 속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I 딥페이크 생성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일반 소비자가 진위를 구별하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조사 결과,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출연하는 것처럼 합성한 조작 광고가 6건, 주요 방송사 뉴스 화면을 도박 사이트 홍보 영상으로 위장한 사례가 8건 확인됐다. 이 같은 영상은 실제 목소리와 표정까지 정교하게 합성돼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광고는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광고들은 기획재정부·강원랜드 등 공공기관 명칭과 로고를 도용하며 ‘공식 인증’, ‘합법 허가’ 등의 문구를 사용해 합법성을 가장했다. 유명 기업의 로고나 캐릭터를 무단으로 삽입해 제휴한 것처럼 보이게 한 광고도 13건에 달했다.
문제의 광고들은 대부분 게시자·운영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형태였다. 한국소비자원은 관련 내용을 플랫폼 운영사인 메타에 전달해 동일한 유형의 허위 광고가 재게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허위·과장 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딥페이크 영상에 대한 대응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도박은 모두 불법이며, 최근 AI 조작 기술이 누구나 쉽게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합성 영상에 속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박대영기자 기사 더보기dypark@sdatv.co.kr
